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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철거난민 ܺīּ :
마이페이지의 철거로 인해 이 엄동설한에 당장 오갈데 없는 불쌍한 난민들의 임시 숙소 입니다.
 : byungtae100 : 2007-10-28 ī : 7

인터넷 시대의 닉네임 ۼ : 2007-11-07
여우(28) hit : 1414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반드시 따라 다니는 새로운 이름, 
바로 닉네임이란 것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실명보다도 더 중요한 식별도구로 쓰입니다.
누구라고 호칭을 할때는 닉네임을 부르는 일이 더 많아지게 된거죠.
그러다보니 때로는 황당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얼마전, 친구가 인터넷에서 자주가는 동호회의 회원 한분이 모친상을 당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엔 자주 안나가지만 조문이라니 상황이 달라진거지요.
그 친구는 면식있는 회원에게 연락하고 장례식장 앞에서 회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영안실을 찾다가 상당히 난처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근데 산꼭대기님 원래 이름이 뭐야?"
".......?"
그렇습니다.
달랑 닉네임만 알고 있는데 막상 영안실은 실명으로 표시되어 있어
초상집을 찾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해서야 비로소 이름을 알게 되었고 빈소를 찾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조금은 따로 걷어서 봉투에 담았는데....
안내를 맡은 청년이 방명록에 이름을 적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너댓병이 와서 머뭇거리다 그냥가면 더 이상할것 같았답니다.
그래서 펜을 들어 이름을 적으려다보니
평범하게 이순신, 홍길동, 변학도 등으로 쓰면
상주인 회원이 나중에 어떻게 알겠습니까?
늘 부르던 호칭으로 적어야 누가 다녀갔는지 알겠지요...
그래서, 자신있게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감자양'
뒤에 있는 회원도 그 친구 의도를 파악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닉네임을 썼습니다.
'아무개'
이 회원의 닉네임은 아무개였습니다.
데스크에서 안내를 하던 젊은 청년이 난감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다른 회원도 닉네임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회원의 이름은 거복이 왕자였습니다.
안내를 하던 청년은 이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민망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친구 일행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 이름을 적지 못한 뒤에 있는 회원분을 다그쳐 빨리 쓰라 했더니
이 회원은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이 회원의 닉네임은 "에헤라디야"였습니다.
빨리 쓰라고 다그쳤지만 차마 펜을 들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아, 빨리 쓰고 갑시다, 쪽팔려 죽겠어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에헤라디야"라고 쓰겠습니까?
그래도 얼른 가자니까...
결국 에헤라디냐 회원님은 다른 회원들보다 작은 글씨로 조그맣게 '에헤라디야'라고 썼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마지막 남은 회원이 자리를 박차고 영안실을 뛰쳐나가는것 아니겠습니까?
얼른 자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모두들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답니다.
"저승사자님 어디 가세요?"
"................"
주변이 썰렁해졌습니다.
결국 친구 일행은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장례식장을 빠져 나와야 했습니다...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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