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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성 ܺīּ :
주문을 외워보자~ 살고 싶다 콩나물!
 : j7679 : 2005-03-21 ī : 5

여름휴가 ۼ : 2005-07-22
이진희(35) hit : 618
file : [ 2004.jpg - 64 KByte ]
"여름휴가 안 가세요?"
해마다 휴가철이면 여러 번 듣는 인사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인사 다음으로 많이 듣는 말이에요.
그런데 올해는 아직 안 들어봤네요.
갱제가 어려워서 그런가? 

요즘같이 날씨가 장난 아닐 땐 진짜 머리도 정지되어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허둥지둥할 지경이라, 차라리 어디 산이나 바다로 숨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나긴 합니다.

그런데, 여름휴가...안 가본 지 만 13년째군요!
1993년도에 큰언니네 식구들이랑 강원도 양양-속초에 가서 빗속에서 우왕좌왕하다 돌아온 기억이 가물가물하니까요.
그 후 '여름엔 안 움직이는 게 남는 거다' 하며 지내온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여름엔 중복을 끼고 그 속초에 또 갑니다.
또 그 사람들이랑요^^
그땐 꼬맹이였던 조카들이 이젠 나를 내려다볼 정도로 큰 어른이 되었고, 그때는 젊은이 축에 끼었던 형부랑 언니는 중년이 되었습니다.

20여 년을 공무원으로 살아오신 형부는 정년을 몇 년 남겨두고
과년한 큰딸이 시집가기 전에 여행 한번 같이 가야겠다고 벼르고 계시죠. 거기다 과년하다 못해 초년한 외기러기 같은 처제를 슬쩍 끼워주는 게 고마워 차마 거절하지 못하였습니다.

13년 전, 비오는 낙산사에서 찍은 사진이 아직도 언니네 앨범에 끼워져 있는데, 이제는 불타버려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네요.
화재 사건 이후 낙산사에 가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가볼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사실, 불타기 바로 전 주에 우리 여행모임꾼들이 낙산사 가기로 일정을 잡아놨다가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행선지를 바꿨답니다. 그때 못 간 것이 얼마나 아쉽던지...

그러나 낙산사가 불에 탈 줄 그 누가 알았겠어요. 우리도 예정대로 갔다 해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둘러보고 왔겠지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그런 것들도 그 무엇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느끼는 감정이겠지요.

사진은 낙산사가 불타기 일 년 전에 저의 후배가 찍은 겁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갔다와서 글과 사진 올리겠습니다.
7월 말까진 새끼줄을 빡빡하게 꽈놔서 아마 8월에나 인사 드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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